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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vetica 이후로 그닥 땡기는 영화가 없었는데, 이번에 두 눈이 번쩍 뜨이는 영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Machotaildrop!
제목부터 심상치 않군요.

일단, 트레일러부터 한번 보시죠.

트레일러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케이트 필름이라기 보다는 판타지쪽에 가까워보이네요.
(FUEL TV에서는 fantastical skateboard comedy-adventure라고 소개하고 있더군요.)

스포일러 없는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늘 프로 보더가 되길 꿈꾸며 데모필름을 찍던 동네 아마츄어 보더 주인공이 Machotaildrop라는 정상적이지 않은(?) 회사에 스카웃되면서부터 겪게 되는 역시나 정상적이지 못한(?) 모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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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Steve Olson, John Rattray, Rick McCrank같은 전현직 프로들이 출현하고 트레일러를 통해 보여지는 장면들로 봐서도 단순히 스케이트 흉내만 낸 작품은 절대 아닌걸로 보입니다.
오히려 스케이트 필름의 새로운 시도로 높이 사고 싶네요.

친구 사이이기도 한 캐나다의 영화제작자 Corey Adams와 Alex Craig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FUEL TV의 아티스트 지원프로그램인 The FUEL TV Experiment의 지원을 받아 $100,000의 예산로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작년 토론토 필름 페스티발에 초대도 받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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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식 릴리즈 날짜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무척이나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개봉될 가능성이 제로로 보이네요. 운좋으면 어디 영화제에서나 볼수 있겠죠. 지금부터라도 슬슬 구할 루트를 찾아봐야겠네요.
2010/02/03 02:03 2010/02/0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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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OBEY GIANT)

OBEY의 Shepard Fairey가 드디어 새로운 드로잉 “Eye Alert”을 공개했습니다.

18″ x 24"의 사이즈에 'Cream'과 'Red' 두가지 컬러로 발매된 이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OBEY GIANT를 통해 $45에 판매를 시작했는데 역시나 빛의 속도로 다 팔려버렸네요.
350개 한정에 세퍼드 페어리의 시그네쳐까지 포함된다니 정말 탐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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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Propaganda를 부르짖는 OBEY답게 이번에도 드로잉에 메세지를 담았습니다.

동공에 있는 해골 마크나 핏빛 눈물방울에 맺혀있는 아스클레피오스의 막대(의학을 상징하죠)를 보면 대충 눈치채실수 있으시겠지만, 역시나 이번 미국의 의료개혁 이슈에 대해 다루고 있는 내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우선적 국내과제로 야심차게 추진해 온 의료보험 개혁법안의 조기 의회 통과가 저지된것에 대한 분노와 진료받을 권리가 돈에 따라 차별대우 받는 미국의 현실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드로잉을 보며 역시나 Propaganda의 OBEY라고 감탄함과 동시에 괜시리 본격적인 의료민영화 논쟁이 예고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이 오버랩되면서 씁쓸한 기분을 금할 길이 없네요.

지나친 확대해석일수도 있지만, OBEY의 이번 드로잉을 보며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주체가 보건의료체계의 주된 행위자가 되었을 때 올바로 교정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가혹한 현실들(드로잉에서 흘리고 있는 피눈물처럼)을 또 배출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2010/01/22 13:34 2010/01/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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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Yoshio Taka's flickr)

줄서기에 익숙한 일본 사람들이지만, 새해부터 사람들이 집에서의 달콤한 휴식도 버리고 상점 앞에서 개장 30여 시간 전부터 밤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을 매해 보여주곤 합니다.

바로 새해 '복주머니'를 얻기 위해서인데요.
근처 사찰도, 그리고 집도 아닌 상점에서 줄까지 서가면서 어떤 복주머니를 얻으려고 하는걸까요?

새해부터 사람들을 집밖으로 이끌어낸 복주머니, '후쿠부쿠로'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 후쿠부쿠로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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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부쿠로는 복 복(福)에 주머니 대(袋)가 합쳐진 단어로, 우리 말로 하면 복주머니라고 하는게 자연스러워보입니다.

후쿠부쿠로는 매해 1월2일부터(일본의 대다수의 상점은 1월1일에 쉬기 때문에 1월2일부터 영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서기는 항상 먼저 시작되죠.) 시작되는 상점들의 판매 이벤트 입니다.

상점에서는 후쿠부쿠로라는 이름으로 상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묶어서 판매하는데, 이 후쿠부쿠로가 흥미로운게 포장을 뜯기 전에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전혀 알수 없다는것입니다.
판매가격의 3~5배, 많게는 10배의 가격에 해당하는 제품이 안에 들어있지만 내용물은 알수 없기 때문에 정말로 좋은 상품을 얻는것은 그 사람의 '복'에 달려있죠.

하지만 어떻게든 가격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복주머니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상점 밖에서는 후쿠부쿠로를 뜯어보면 환호하는 사람들, 혹은 기대이하의 제품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 상점 주위를 떠나지를 못하며 즉석에서 후쿠부쿠로 안에 있는 내용물들을 서로 맞춰보며 교환하는 자체 시장이 형성되는 모습도 참 재밌습니다.

동네시장에 있는 조그만 가게부터 시작해서 대형 백화점, 심지어 스타벅스나 애플 같은 회사들도 이 복주머니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다면 일본에는 후쿠부쿠로가 있다고 할수 있을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일본만의 특별한 소비문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2010년 새해의 후쿠부쿠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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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tokyofashion's flickr)

올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소비심리가 되살아날지를 통해 세계경제를 전망해보려했던 하나의 잣대였던것 처럼, 올해 후쿠부쿠로 풍경을 통해 일본의 현재를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일본 역시 1990년대부터 시작된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올해도 전 열도를 드리우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이벤트에서는 반짝 상승하는 소비심리를 보여줬습니다.
올해 역시 후쿠부쿠로를 사기 위해 후쿠부쿠로의 내용물이 알차기로 유명한 일부 백화점 앞에서 수천 명이 개장 30여 시간 전부터 밤새워 줄을 서는 풍경을 연출해 예년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다만 그 줄에는 하룻밤 1만 엔을 받고 대신 줄을 서주는 실업자들이 드문드문 섞여 있었다는 점과 더불어 비슷한 시간 근처 공원에서는 비슷한 길이의 줄이지만 성격이 확연히 다른 줄이 있었다는 점은 또 눈여겨 볼만 합니다.

바로, 무료급식을 받기 위한 실업자들과 노숙자들의 줄이죠.

버블 경제기에는 르누아르나 피카소의 명화가 5억 엔의 가격에 복주머니에 담겨 팔릴 정도로 호사스러웠지만, 올해는 식품이나 양말, 속옷, 할인화장품 등 일용품 매장에만 인파가 몰려 일본인들의 실용주의 지향을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3. 판매자도, 소비자도 좋은 후쿠부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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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cloudcity's flickr)

하지만 후쿠부쿠로가 무조건 좋은 할인 행사일까요?
후쿠부쿠로를 찬찬히 잘 뜯어보면 매 시즌이 끝날때마다 시행되는 클리어 세일(clearance sale)을 허울좋게 꾸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습니다.

상점 측면에서는 클리어 세일로 재고를 처리하게 되면 그래도 끝끝내 팔리지 않는 악성재고가 생기게 마련이고 이것에 대한 처리도 곤란한 문제인데, 이런 악성재고에 대한 처리비용을 할인율로 돌리고 잘 안팔리는 제품들까지 잘 팔리는 제품들과 같이 섞어서 팔게 되면 소비자들은 내용물을 확인할수 없기에 싼 가격에 물건을 샀다며 안심하게 되고 상점입장에서는 악성재고를 다 처리하고 새롭게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기에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거죠.

제돈 다 주고 썩 마음에 들지않는 제품을 사게 된다면 불만이겠지만,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이라도 할인율이 크다보니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를 합리화하게 되고 결국 큰 불만이 발생하지 않는것 역시 후쿠부쿠로가 큰 불만없이 계속 이어지는 원인입니다.

소비자는 다른 사람들이 너나할것 없이 후쿠부쿠로 시즌에 소비를 집중하다보니 이 시즌에 내가 이 후쿠부쿠로를 사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나도 모르게 받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게 없더라도 후쿠부쿠로 주위를 어슬렁어슬렁거리게 되죠.(저도 피해자 입니다..)

4. 한국에는 이런게 없었나?

지금은 그리 눈에 띄지 않지만 한국에서도 후쿠부쿠로 처럼 복주머니 판매행사가 있었습니다. 2004년 즈음부터 해서 압구정과 홍대를 중심으로 한 스트릿의류샵들에서 복주머니 판매행사를 실시하였고 처음에는 좋은 반응을 얻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높지 않은 할인율과 더불어 드물게 일부 상점에서는 사이즈 기입도 안해놓고 판매하는 바람에 많은 위험부담을 가지고 구매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복주머니 구입을 꺼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한국에서의 복주머니 행사는 재고처리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정착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또한, 일부 몰지각한 쇼핑몰에서는 일본에서 후쿠부쿠로를 싼 가격에 여러개 구입해 개봉한후 안에 들어있는 제품들을 후쿠부쿠로 가격이 아닌 원래 판매가로 개별판매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죠.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일본의 후쿠부쿠로.
소비에 있어 두 나라마의 이러한 특징적인 이벤트를 보며 한국에는 한국만을 대표할 어떤 상문화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만의 상문화는 '깎아주기'와 '덤'의 문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큰 할인은 아니더라도 매번 가격을 가지고 밀고당기며 즐거운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 우리네 정이고 우리의 전통이라고 봅니다. 남대문시장 갈때마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시장상인들 상대로 가격흥정을 하며 즐거워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볼때면 우리에겐 당연했던 이런 것들이 이 사람들에겐 이렇게도 재밌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르고 조금 깎아주며 선심 쓰는척 하는 판매는 소비자에 대한 우롱이고 사기지만, 적정 가격을 지켜가며 흥정의 재미를 부여하는것도 좋은 판매수단이자 이벤트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며 포스팅을 마쳐봅니다.
2010/01/19 10:15 2010/01/19 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