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via Yoshio Taka's flickr)

줄서기에 익숙한 일본 사람들이지만, 새해부터 사람들이 집에서의 달콤한 휴식도 버리고 상점 앞에서 개장 30여 시간 전부터 밤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을 매해 보여주곤 합니다.

바로 새해 '복주머니'를 얻기 위해서인데요.
근처 사찰도, 그리고 집도 아닌 상점에서 줄까지 서가면서 어떤 복주머니를 얻으려고 하는걸까요?

새해부터 사람들을 집밖으로 이끌어낸 복주머니, '후쿠부쿠로'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 후쿠부쿠로가 뭔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쿠부쿠로는 복 복(福)에 주머니 대(袋)가 합쳐진 단어로, 우리 말로 하면 복주머니라고 하는게 자연스러워보입니다.

후쿠부쿠로는 매해 1월2일부터(일본의 대다수의 상점은 1월1일에 쉬기 때문에 1월2일부터 영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서기는 항상 먼저 시작되죠.) 시작되는 상점들의 판매 이벤트 입니다.

상점에서는 후쿠부쿠로라는 이름으로 상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묶어서 판매하는데, 이 후쿠부쿠로가 흥미로운게 포장을 뜯기 전에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전혀 알수 없다는것입니다.
판매가격의 3~5배, 많게는 10배의 가격에 해당하는 제품이 안에 들어있지만 내용물은 알수 없기 때문에 정말로 좋은 상품을 얻는것은 그 사람의 '복'에 달려있죠.

하지만 어떻게든 가격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복주머니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상점 밖에서는 후쿠부쿠로를 뜯어보면 환호하는 사람들, 혹은 기대이하의 제품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 상점 주위를 떠나지를 못하며 즉석에서 후쿠부쿠로 안에 있는 내용물들을 서로 맞춰보며 교환하는 자체 시장이 형성되는 모습도 참 재밌습니다.

동네시장에 있는 조그만 가게부터 시작해서 대형 백화점, 심지어 스타벅스나 애플 같은 회사들도 이 복주머니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다면 일본에는 후쿠부쿠로가 있다고 할수 있을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일본만의 특별한 소비문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2010년 새해의 후쿠부쿠로 풍경

사용자 삽입 이미지

(via tokyofashion's flickr)

올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소비심리가 되살아날지를 통해 세계경제를 전망해보려했던 하나의 잣대였던것 처럼, 올해 후쿠부쿠로 풍경을 통해 일본의 현재를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일본 역시 1990년대부터 시작된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올해도 전 열도를 드리우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이벤트에서는 반짝 상승하는 소비심리를 보여줬습니다.
올해 역시 후쿠부쿠로를 사기 위해 후쿠부쿠로의 내용물이 알차기로 유명한 일부 백화점 앞에서 수천 명이 개장 30여 시간 전부터 밤새워 줄을 서는 풍경을 연출해 예년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다만 그 줄에는 하룻밤 1만 엔을 받고 대신 줄을 서주는 실업자들이 드문드문 섞여 있었다는 점과 더불어 비슷한 시간 근처 공원에서는 비슷한 길이의 줄이지만 성격이 확연히 다른 줄이 있었다는 점은 또 눈여겨 볼만 합니다.

바로, 무료급식을 받기 위한 실업자들과 노숙자들의 줄이죠.

버블 경제기에는 르누아르나 피카소의 명화가 5억 엔의 가격에 복주머니에 담겨 팔릴 정도로 호사스러웠지만, 올해는 식품이나 양말, 속옷, 할인화장품 등 일용품 매장에만 인파가 몰려 일본인들의 실용주의 지향을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3. 판매자도, 소비자도 좋은 후쿠부쿠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via cloudcity's flickr)

하지만 후쿠부쿠로가 무조건 좋은 할인 행사일까요?
후쿠부쿠로를 찬찬히 잘 뜯어보면 매 시즌이 끝날때마다 시행되는 클리어 세일(clearance sale)을 허울좋게 꾸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습니다.

상점 측면에서는 클리어 세일로 재고를 처리하게 되면 그래도 끝끝내 팔리지 않는 악성재고가 생기게 마련이고 이것에 대한 처리도 곤란한 문제인데, 이런 악성재고에 대한 처리비용을 할인율로 돌리고 잘 안팔리는 제품들까지 잘 팔리는 제품들과 같이 섞어서 팔게 되면 소비자들은 내용물을 확인할수 없기에 싼 가격에 물건을 샀다며 안심하게 되고 상점입장에서는 악성재고를 다 처리하고 새롭게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기에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거죠.

제돈 다 주고 썩 마음에 들지않는 제품을 사게 된다면 불만이겠지만,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이라도 할인율이 크다보니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를 합리화하게 되고 결국 큰 불만이 발생하지 않는것 역시 후쿠부쿠로가 큰 불만없이 계속 이어지는 원인입니다.

소비자는 다른 사람들이 너나할것 없이 후쿠부쿠로 시즌에 소비를 집중하다보니 이 시즌에 내가 이 후쿠부쿠로를 사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나도 모르게 받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게 없더라도 후쿠부쿠로 주위를 어슬렁어슬렁거리게 되죠.(저도 피해자 입니다..)

4. 한국에는 이런게 없었나?

지금은 그리 눈에 띄지 않지만 한국에서도 후쿠부쿠로 처럼 복주머니 판매행사가 있었습니다. 2004년 즈음부터 해서 압구정과 홍대를 중심으로 한 스트릿의류샵들에서 복주머니 판매행사를 실시하였고 처음에는 좋은 반응을 얻었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높지 않은 할인율과 더불어 드물게 일부 상점에서는 사이즈 기입도 안해놓고 판매하는 바람에 많은 위험부담을 가지고 구매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복주머니 구입을 꺼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한국에서의 복주머니 행사는 재고처리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정착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또한, 일부 몰지각한 쇼핑몰에서는 일본에서 후쿠부쿠로를 싼 가격에 여러개 구입해 개봉한후 안에 들어있는 제품들을 후쿠부쿠로 가격이 아닌 원래 판매가로 개별판매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죠.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일본의 후쿠부쿠로.
소비에 있어 두 나라마의 이러한 특징적인 이벤트를 보며 한국에는 한국만을 대표할 어떤 상문화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만의 상문화는 '깎아주기'와 '덤'의 문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큰 할인은 아니더라도 매번 가격을 가지고 밀고당기며 즐거운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 우리네 정이고 우리의 전통이라고 봅니다. 남대문시장 갈때마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시장상인들 상대로 가격흥정을 하며 즐거워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볼때면 우리에겐 당연했던 이런 것들이 이 사람들에겐 이렇게도 재밌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르고 조금 깎아주며 선심 쓰는척 하는 판매는 소비자에 대한 우롱이고 사기지만, 적정 가격을 지켜가며 흥정의 재미를 부여하는것도 좋은 판매수단이자 이벤트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며 포스팅을 마쳐봅니다.
2010/01/19 10:15 2010/01/19 10:15
12월도 벌써 반이 지났네요. 이제 곧 크리스마스고 또 2010년이 다가오겠군요.
주말에 명동에 나갔다왔는데, 벌써 연말 분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via beejois's flickr)

이런 시즌이면 놓칠수 없는게 또 백화점 세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 백화점들은 다 겨울세일에 들어가 소비자들을 잔뜩 유혹하고 있죠.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전 미국도 가장 큰 세일기간은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있었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블럭 썰스데이(Black Thursday)는 1929년 대공황 시절을 말하고,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는 1987년 10월 뉴욕증권시장의 주가대폭락이 발생했을때를 말하는건데 그러면 안 좋은거 아닌가 하고 궁금해 하실 분들도 계실것 같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뒤 주가가 크게 폭락한 것을 가리켜 블랙 프라이데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전혀 상관 없는 내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랙 프라이데이는 매년 11월 4주차,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 각 매장에서 벌어지는 큰 폭의 할인 판매 행사일을 의미 합니다. 할인폭도 50~70%로 아주 크고 이걸로 그치는게 아니라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연말까지 쭉 이어지는 산타랠리 라는 또 다른 할인 행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만 미국 소비판매의 70%가 이뤄진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시죠?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연말에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지출액이 보통 1인당 평균 682.74달러니 최근 불경기다 뭐다 잔뜩 소비심리가 움츠려든 시점에서 기업들도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올해는 더 중요한게 올초 잠깐 출구전략 운운하며 이제 위기에서 벗어나나 싶었던 세계경제가 두바이에게 예기치 못한 뒤통수(-_-)를 맞게 됨으로써, 세계 금융시장에서 과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때 얼마나 소비심리가 되살아날지를 통해 세계경제를 전망해보려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미국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 단독만의 쇼핑시즌이 글로벌 경기회복 여부 판단의 잣대라니 조금 우습기도 하군요.

어쨌든 뉴스를 보면 미국 소매업체들이 26~29일까지 이어진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연휴 동안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효과를 보긴 했지만 그리 재미는 보지 못했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미소매연합 집계에 따르면 195만여명이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소비를 해 총 쇼핑객수는 지난해 172만여명보다 13.3% 늘어났지만, 총 판매액은 410억 달러로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실속 있는 장사는 하지 못했습니다.

쇼핑객수는 늘었으나 판매액은 줄어든 것은 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낮추는 소비 유인책을 썼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근데 또 재밌는 수치가 오프라인 판매는 줄었지만, 온라인 판매는 늘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온라인 구매성향을 대표할 만한 단어로 또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가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이버 먼데이?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는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첫번째 월요일에 유통업체와 온라인쇼핑몰들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서 대규모 온라인 할인행사를 실시하는 날을 말합니다.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주 월요일 미국에서 온라인 매출이 상승하는 패턴이 발견되면서 2005년부터 이 날을 사이버 먼데이 라고 했는데, 지금은 미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 대목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에는 Cybermonday.com이라는 사이트까지 등장해 친절하게도(?) 쇼핑몰들을 일목정연하게 정리해두었더구요.

사이버 먼데이에는 미국의 18~24세 소비자 중에서 73.8%가 온라인을 통해 연말 선물을 구입할 것이라고 하는데, 남성 소비자가 전체 소비자의 56.3%로 50.8%를 차지한 여성 소비자에 비해 온라인 구매활동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갈수록 소비의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건지,
아니면 소비자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전쟁통에서 조금은 벗어나 집에서 편하게 쇼핑을 하려고 하는건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될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때 소비가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요?
대폭 할인행사에 따른 소비심리 자극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너무나 식상한 이야기이고 좀 색다르게 한번 그 이유를 분석해보고 싶네요.

앞선 자료에서 사이버 먼데이에 미국의 18~24세 소비자 중에서 73.8%가 온라인을 통해 연말 선물을 구입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중에 자기 자신을 위한 선물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 자기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이른바 셀프 기프팅(Self Gifting)현상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례를 보면 옥션에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은 ‘셀프 기프팅’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밌는건 연말에 다른 사람을 위해 구입하는 선물의 평균 비용은 1~3만원대라는 응답이 43%인데 반해, 자신을 위한 선물에 지불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1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25%로 나왔습니다. 자기를 위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소비에 투자할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셀프 기프팅은 갈수록 개인화 되어가고 있는 소비의 경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타인을 위해 선물을 사는 것이 일반적인 구매 행위였는데, 이제는 자신을 위한 선물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심리학에서는 자기 강화(self-reinforcement) 또는 자기 보상(self-reward)이라고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타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스스로가 세운 목표를 스스로 달성했을때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행동을 변화시켜 가기도 합니다. 물론 스트레스를 해소 하기 위해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자기 자신을 위해 소비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자존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냥 연말이니까 지르자!' 라고 했던데에 이런 의미가 숨어 있었던거죠.
자! 우리에겐 블랙 프라이데이는 없지만 이제 연말연시가 다가옵니다.

그동안 한해동안 수고한 자기자신에게 작은 거라도 한번 선물을 하고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다가올 새해계획도 잘 짜시길 바랍니다.
2009/12/13 16:56 2009/12/13 16:56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월 2일, 추석을 앞둔 금요일.
오픈을 두 시간이나 앞둔 오전이지만 강남, 압구정, 명동 3곳의 유니클로에서는 'THE +J WAR'로 선포된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줄이 계속 이어져 있었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압구정점.
맞은 편에 갤러리아 백화점이 있고, 근처에 10 코르소 코모와 분더샵 같은 고급 편집샵이 있을 뿐 더러 동네 자체가 띄고 있는 성격상 유니클로는 이 곳에서 그렇게 '핫'한 아이템이 아닌데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줄을 서 있을까요?

100m 이상 이어진 줄은 계속 꼬리를 이어가며 길어졌고, 드디어 매장문이 열리자 오늘 그 많은 사람들을 줄서게 한 '그것' 을 쟁취하고자 사람들은 매장으로 달려들었고 채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앙상해진 옷걸이와 텅빈 매대는 치열했던 전장의 흔적마냥 남아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산인해를 이루는 매장 안 (via 독거노인님 blog)

압구정점이 보유했던 '그것'이 거의 소진된 오후 3시까지 집계된 실구매객수는 343명. 실제 구입한 유효객수를 전체의 40%로 추산했을 때 매장 방문자는 약 1,000명 가량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평소 압구정 매장 하루 평균 방문자의 10배 가량에 달하는데요.
도대체 이토록 유니클로를 들끓게 했던 문제의 '그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질 샌더와 유니클로의 만남,
'+J'가 '그것'이었습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 이번 사태를 통해 왜 사람들이 '+J'에 열광하였고, 또한 그 뒤에는 어떤 마케팅 전략과 심리적 작용이 숨어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What is '+J'?


'Jil Sander for Uniqlo +J'가 정식명칭인 '+J'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Jil Sander'라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유명 디자이너 질 샌더와 이제 명실공히 SPA브랜드의 최고봉에 올라있는 유니클로의 콜라보레이션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히나 질 샌더가 자신의 브랜드의 상당지분을 가지고 있던 프라다와의 갈등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떠난후 5년만에 패션계로 컴백하면서 유니클로를 파트너로 삼았다는 것은 디자이너 브랜드와 SPA브랜드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수 있는 조합이기에 화제가 되었고 이에 다들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미니멀리즘으로 대표되는 질 샌더의 디자인과 빠른 회전과 저렴한 가격의 유니클로의 만남은 서로의 장점만을 취해 1+1 이상의 효과를 거둡니다.

질 샌더에게는 성공적인 복귀를, 유니클로에게는 새로운 브랜드 부가가치의 발견 및 확장, 그리고 소비채널 확대를, 소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5년만에 돌아온 스타 디자이너의 옷을 구입할수 있는 기회라는 선물을 가져다주었죠.

물론 한국시장에서만, 출시 3일 만에 6억5000만원을 거둬들인 매출은 덤이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가 진열되었었는지도 모르게 앙상하게 비어버린 매대 (via sneaker.egloos.com)


1. WHAT:콜라보레이션이 뭔데?


그렇다면 이렇게 마법같은 마케팅 전략 콜라보레이션은 과연 무엇일까요?

콜라보레이션은 서로 다른 두 브랜드가 각각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마케팅 전략을 얘기합니다.

흔히 더블 네임 마케팅이라고도 하지만, 이는 콜라보레이션을 단순히 서로간의 브랜드 네임 빌려주기로 오해할수도 있는 네이밍이죠.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히 두 브랜드가 만나 공동의 이익을 취하는 것을 뛰어넘어 더 유기적인 관계를 요구합니다. 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 배급에 이르는 전 제품단계에서 종합적으로 협력이 요구되기에 해당 브랜드들이 가지는 경쟁력 이상의 새로운 제품이 나올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의 가장 큰 효과로는 차별화와 브랜드 가치 확장,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들은 최근에 이루어진 우리 주위의 콜라보레이션 사례들입니다.
이것들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준비된 것들이라는걸 알고 계셨나요?

그러면 이제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가 콜라보레이션에는 어떠한 유형이 있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브랜드 X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기본이 되는 콜라보레이션의 형태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두고두고 기억될 LG 싸이언의 프라다폰입니다.

프라다폰을 통해 싸이언은 터치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성공적으로 개척하면서 당시 애니콜에 비해 많이 뒤지고 있던 시장점유율을 바짝 뒤쫓게 됩니다.(상관없는 내용이지만 당시 아이폰이 최초냐, 프라다폰이 최초냐 라는 논쟁이 있었으나 프라다폰이 최초로 밝혀졌었죠.)

만약 싸이언에서 처음 내놓은 터치폰이 프라다폰이 아닌 일반모델로 나왔다면, 단순히 얼리어답터들에게만 어필하다가 다른 터치폰에게 자연히 라인업을 넘겨주고 시장에서는 그리 큰 반향이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싸이언은 프라다와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웁니다. 이를 통해 터치폰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가진 혁신과 프라다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과 품격을 결합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성공적인 시장정착의 발판이 됩니다.
프라다폰을 통해 얼리어답터가 아닌 패션피플에게까지 타겟소비자층을 늘릴수 있었고, 프라다가 가지고 있는 명품 이미지의 성공적인 이식으로 브랜드 인지도 상승 및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라는 효과를 누릴수 있었습니다.

브랜드 X 스타 콜라보레이션

이 부분은 다음에 설명할 브랜드 X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과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스타의 이름과 유명세를 빈 스타 마케팅의 일환으로 치부되었으나, 최근에는 직접적으로 스타들이 디자인에 참여하거나 제품 생산 전반에 참여하는 기회가 늘게 됨으로써 이전보다 더 다양한 결과물이 나오고 또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더 좋아졌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신발들은 가수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루이비통, 그리고 나이키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한 신발들입니다.

위 신발들의 디자인에는 칸예 웨스트가 직접 참여하여 개발과정에서부터 화제가 되었죠.
실제 그는 500족이 넘는 신발을 소장하고 있는 스니커즈 매니아 이기에 콜라보레이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단순히 칸예 웨스트의 이름을 딴 신발이 아니라 그가 직접 디자인한 신발이라는 의의를 더 부여해주었죠.

실제 그는 한 남성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체할 수 없다.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다. 내가 음악으로 많은 상을 수상했지만 세계 1위의 패션 하우스와  공식적으로 작업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그건 그 어떤 그래미도 가져다줄 수 없는 큰 의미다.'

라는 말을 남기며 콜라보레이션을 더 의미있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그가 신발의 출시 이전까지 계속적으로 그의 블로그를 통해 올린 제작과정들은 계속적으로 네티즌들에 대해 재배포 되면서 바이럴효과를 거둔 것은, 스타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적극 활용한 브랜드 X 스타 콜라보레이션의 부가적인 장점이라 할 수 있겠죠.

브랜드 X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흔히 우리가 아트 마케팅의 하위 카테고리라고 치부하기도 하는 브랜드와 아티스트간의 콜라보레이션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푸마가 이를 통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푸마는 나이키, 아디다스는 물론이고 리복에게까지도 뒤지면서 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스니커즈를 아이템을 이용해 질 샌더나 미하라 야스히로 같은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고 이것이 대 성공을 거둡니다.

이를 통해 푸마는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재도약 할수 있었고, 디자이너 스니커즈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도 하였죠.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과 아트 마케팅과의 차이가 있다면,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절대로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아웃소싱을 맞기는게 아니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아티스트로 하여금 제품계획, 생산, 유통 전 분야에 대해 함께 논의하면서 세세한 부분에까지 아티스트의 생각과 철학이 최대한 묻어나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않다면, 콜라보레이션은 단발적인 디자인 아웃소싱으로 끝날 우려가 있으니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브랜드 X 장소 콜라보레이션

이 경우는 다소 생소할수도 있는 콜라보레이션 형태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프라다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 등과 함께 서울 경희궁에서 기획 진행하는 복합설치프로젝트 '프라다 트랜스포머'가 해당됩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경희궁에서의 ‘프라다 트랜스포머’행사는 프라다와 서울시, 혹은 프라다와 경희궁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서울시는 서울의 600년 역사와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으며, 프라다는 서울의 전통문화공간과의 화려한 조화를 통한 동서양의 문화교류라는 기회와 더불어 미우치아 프라다를 비롯한 다수의 해외 저명인사들의 초대와 보도자료 등으로 브랜드를 좀 더 알리고 또 프라다이기에 가능한 문화행사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또한 행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패션 및 미술, 영화 등 세계적인 수준의 복합 문화 예술 프로그램으로 문화 체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2. WHY?
:콜라보레이션은 왜 해?


하지만, 앞서 설명한 콜라보레이션의 장점도 물론 있지만 콜라보레이션은 잘못하게 되면 콜라보레이션 파트너에게 동등하게 이익이 돌아가는 게임이 되는게 아니라 한쪽에게만 이익이 되는 게임이 될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물론 가지고 있습니다.

파트너보다 인지도가 떨어지고,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이 작다면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까지 파트너에게 다 이양하고 나는 들러리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브랜드들이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은 갈수록 똑독해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는 과감한 지출도 서슴지 않지만, 또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따지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거나 아예 지갑을 닫아버릴수도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대량생산된 상품을 무분별하게 구입하는 바보 소비자를 벗어나, 스스로 사고하고 똑똑한 소비를 하는 자신만의 '가치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브랜드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가치 체계를 공략하기 위해 시장에서 서로 다른 위치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 간에 서로의 장점을 취해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또 그들의 지갑을 열고자 합니다.

둘째,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콜라보레이션은 기업에게 '변화'와 '혁신'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LG의 싸이언은 프라다폰을 통해 터치폰 시장을 성공적으로 휴대폰 시장에 안착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켜 삼성 애니콜이 지배하고 있던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설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두주자에 밀려 계속 정체되어있을수 있던 브랜드 자신에게 혁신을 통해 계속적으로 성장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셋째, 콜라보레이션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곤 합니다.

콜라보레이션은 그 시도만으로 화제가 되곤 합니다.
특히나 예상하지 못했던, 브랜드간의 만남이나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브랜드가 개입되는 만남은 특히나 그러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J같은 경우에도 이미 인터넷에 관련된 블로그 포스팅이나 웹문서가 18,000개를 넘고 있으며 계속적으로 그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콜라보레이션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고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를 유발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홍보효과를 얻을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3. HOW?:콜라보레이션은 어떻게 해야해?


앞에서의 사례들이나 콜라보레이션의 이유에 대해 듣다보니, 정말 콜라보레이션이 마법 같은 마케팅 전략으로 느껴지네요.
그렇다면 콜라보레이션은 보증된 백지수표일까요?

아닙니다. 콜라보레이션으로 쓴 실패를 본 사례도 물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승자만이 기억되기 때문에 우리는 실패한 사례들에 대해 스쳐가지만, 기억은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위해서라면 각각의 브랜드들은 어떤 점을 명심하고 있어야 할까요?
해답은 당신, 즉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흔들수 있느냐, 또 당신의 마음에 어떻게 자리잡느냐가 그 해답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애매하죠? 좀더 자세하게 말해보겠습니다.

첫째, 콜라보레이션 만으로 가치를 추구하기 보다는 혁신적인 콘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프라다폰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해보겠습니다.

당시 그냥 평범했던 싸이언폰에 디자인만 조금 달리해서 프라다 마크를 찍어서 내놓았다면 반응이 이렇게 폭발적이었을까요?

싸이언이 가지고 있는 풀터치폰이라는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과, 휴대폰 시장에서는 전무했던 프라다라는 기업의 개입과 프라다가 명품 브랜드로서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서로 맞물렸기에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어필할수 있는 장점인 동시에, 콜라보레이션을 할 파트너에게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프라다가 추구하는 미니멀하고 심플한 디자인은 싸이언이 풀터치 기술을 통해 전면에 있는 버튼을 모두 없앨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버튼이 그대로 있었다면 아마도 이상했겠죠?

둘째, 독자적인 브랜드철학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다시 한번 +J로 돌아가보겠습니다.
+J의 라벨에는 +J 로고와 함께 산세리프체의 아래와 같은 문구가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Open the Future

Luxury will be simplicity.
Purity in design, beauty and comfort for all.
Quality for the people.
Basics are the common language.
The future is here:+J.

기존 유니클로 제품에서 볼 수 있는 패션의 대한 이해가 질 샌더와, 그리고 +J의 정신과도 연결됨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더라도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철학을 공고히 해야 합니다.
유니클로가 아니며 안되는 이유를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합니다.

이번주의 디스플레이 상품이 다르고, 다음주의 디스플레이 상품이 다른 빠른 회전의 대명사 SPA브랜드에게 브랜드 철학이란건 혁신에 반(反)하는 케케묵은 옛날 전략이 아니냐고 반문할수도 있겠죠.

사람들은 수트를 맞추거나, 비싼 코트를 사지 않는 이상 옷을 사면서 벌써 다음 시즌의 유행을 걱정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옷은 평생 입지 못하는거죠. 유행도 계속 돌고 돌구요.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계속적인 신제품 속에서도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일관성 있는 브랜드철학을 중시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브랜드의 옷을 다음 시즌의 옷과 같이 매치하더라도 미스 매치가 되지 않게 하는것은 큰 차이가 아닙니다. 바로 그 브랜드가 가지는 브랜드 철학이 있고 없고의 문제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은 비단 옷 뿐만 아니라 전자기기에도 적용 됩니다.
위 사진은 현재 5세대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아이팟나노의 지난 제품들과 현재 제품들의 사진입니다.
성능은 계속 진화하고 디자인도 변화하고 있지만, 누가 봐도 아이팟이라는걸 알 수 있죠?

전자기기는 구입가격도 옷보다 더 높을뿐 아니라 업그레이드 후 성능차이도 더 심합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 제품이 추후 제품과 얼마나 호환이 되는지, 그리고 이전 제품과 다음 제품은 얼마나 연속되는 제품인지를 따집니다. 이것이 아이팟에게 유효한 전략 입니다.
새로운 아이팟이 나와도 기존 아이팟을 세련되게 가지고 다닐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팟 만의 브랜드철학이고 또 아이팟의 성공의 원인 중 하나이죠.

특히나 SPA브랜드 같이 빠르게 제품을 뽑아낼수록 더욱더 브랜드의 일관성을 지켜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더 싸고, 더욱더 빠르게 제품을 뽑아내는 브랜드가 생기면 도태될수 밖에 없겠죠.

이런 연속된 전략은 결국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는 기업에게 소비자로 하여금 그 브랜드 이름을 들었을때 하나의 확실한 그림을 머리에 그릴수 있게 해줍니다. 유니클로가 앞으로 질 샌더가 아닌 다른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더라도 유니클로이기에 사람들이 선택할수 있게 하는 것이죠.

이를 우리는 다른 말로 '브랜드 충성도' 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브랜드 충성도까지 높일수 있는 최종단계로 이른다면 아주 성공적으로 그동안의 프로세스를 진행해온 것이라고 평가할수 있겠습니다.


콜라보레이션, 내 마음을 뺏어봐.


마지막으로 간략하게 콜라보레이션 전략이 소비자의 심리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심리학적으로 한번 분석해 보며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볼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첫째, 게슈탈트적 작용
제가 지겹게 강조하는 개념이지만, 이러한 콜라보레이션 전략은 소비자로 하여금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게슈탈트적 심리작용을 일으킵니다.

사실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게슈탈트의 명제 자체가 콜라보레이션이 뜻하는 바와 일맥상통하기도 하죠.
위 그림에서도 나와있듯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들은 개별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며(1+1=2 이상!), 그들이 가지고 있던 소비자층 이상의 소비자층을 발견해낼수도 있습니다.

둘째, 지각적 방어의 회피
또한, 콜라보레이션은 소비자들의 지각적 방어를 교묘하게 피해갑니다.

사람들은 외부의 정보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태도에 일치하도록 변형, 왜곡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상은 잘 지각하지만 보고 싶지 않은 대상은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를 지각적 방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지각적 방어는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 강한 신념과 태도를 가지고 있을때 더욱더 잘 일어납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기억되고 있는 브랜드를 콜라보레이션의 파트너로 삼게 되면 소비자의 지각적 방어를 줄일수 있고 더 쉽게 그들에게 접근할수 있겠죠?

셋째, 고전 조건화 발생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주면서 먹이를 주었더니, 나중에는 먹이는 안주고 종소리만 들려주어도 침을 흘린다는 파블로프의 실험은 유명하죠?

이를 고전 조건화라고 합니다.
소비자에게 먹이가 소비를 통해 얻을수 있는 만족이고, 종소리가 브랜드라고 하였을때 이 둘을 엮어줘서 나중에는 해당 브랜드만 보고도 '아, 이걸 사면 소비의 만족도가 높겠구나'하고 생각이 들게 하는거죠.

그런데 이러한 고전 조건화는 서로간에 관련성이 높을수록 더 잘 일어납니다.
이러한 관련성을 어떻게 높일까요?

바로 그 해답이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서로 다른 두 콜라보레이션 대상들이 공통의 상징적 속성을 가지게 하여 서로 잘 엮일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J는 성공한건가?


참 많이도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얘기를 해봤군요.

계속해서 밝히지만 콜라보레이션은 만능의 전략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제시이자, 새로운 '혁신'의 상징으로 당분간 계속 유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인적으로 이번 +J는 참 성공적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곧 H&M의 명동 눈스퀘어 11월 오픈을 앞둔 이 시점에 +J의 런칭이 유니클로에게 실어주는 힘은 정말 크죠.
이번에 있었던 떠들썩한 소동(?)을 통해 길 하나를 마주보고 명동 한가운데서 유니클로와 H&M, 그리고 자라가 벌이게될 SPA브랜드간의 피터질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지미 추 등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에 더욱더 적극적인 H&M과의 싸움을 앞두고 있기에, +J를 통해 국내 인지도가 높은 질 샌더라는 디자이너를 우군으로 삼아 크게 한방 터트린건 정말 큰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유니클로에서는 11월까지 순차적으로 +J의 새로운 제품들을 조금씩 선보일 예정이라 합니다.
일본에서는 처음부터 100여개 이상의 + J라인의 전 제품을 다 출시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첫 출시때 60여개 가량의 제품을 출시하고 H&M이 런칭하는 11월까지 계속적으로 이슈를 만들어 유니클로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이해됩니다.

지금 시장상황은 유니클로에게 더없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막상 11월이 되면 또 어떻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또 어떤 놀랄만한 콜라보레이션이 시장에 등장해 우리의 지갑을 열게 만들지도 궁금하군요.
2009/10/14 21:31 2009/10/14 21:3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9월1일부터 Nike는 Superrunner라는 새로운 윈드브레이커 모델을 출시하고 한달간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팝업스토어는 서울과 부산 4곳의 NSW(Nike Sportswear) 매장이며,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 역시 같은 시기에 런칭하여 인터넷으로도 Superrunner를 만나볼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 정도 설명만 들었을때는 어느 브랜드라도 실시 할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로 그친다면 나이키가 아니겠죠.

좀 더 자세하게 Superrunner(이하, 수퍼러너)와 Nike(이하, 나이키)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1. 직접 만나본 수퍼러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선 자세한 팝업스토어 운영 형식과 수퍼러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홍대에 있는 NSW매장을 찾았습니다.

이 곳 역시 지난 2월 NSW 라인을 전격 런칭하면서, 한달간의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상당한 홍보효과를 보았었죠. 자세한 당시 팝업스토어 런칭 당시의 이야기는 링크된 지난 포스팅을 통해 보실수 있으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매장 안은 새롭게 런칭한 수퍼러너를 만나려는 손님들로 가득하였습니다.
디자인은 70년대부터 이어온, 나이키 윈드러너 특유의 26도 V자 절개라인이 그대로 이어져 적용된 것 같고 소재도 기존 라인과 크게 변화가 없는것 같은데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모이게 한 걸까요?

바로 그 이유는 나이키가 그간 자신있게 내놓았던 ID시스템의 적용 입니다.
NikeID.com을 통해 그간 선보였던 개인별 커스텀 오더 시스템을 의류 라인으로까지 확장한것 이죠.
즉, 내가 원하는 색들을 조합해 나만의 디자인(정확하게는 소량 생산된 다양한 모델중 하나)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사항들을 실제 시연 사진들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장 내부에 준비되어 있는 ID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색상들을 컬러 팔레트에서 골라 자신만의 수퍼러너를 디자인 할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택가능한 부분은 가슴, 어깨, 몸 부분 총 3부분으로
가슴 부분 10가지, 어깨 부분 10가지, 몸 부분 6가지의 컬러 팔레트를 제공해 총 247가지 색이 선택 가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변경할 부분을 준비된 컬러 브러시로 선택한 다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컬러 팔레트에 준비된 색을 선택하면 바로 색이 변경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사용자는 화면상에서 즉각적으로 바뀌는 수퍼러너를 보면서 다양한 색조합을 시도해보며,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완성해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계속적으로 디자인이 수정되는 동안, 수정되는 디자인이 실시간으로 전면부에 위치한 모니터에 투영됩니다.

모니터에 투영되는 수퍼러너의 모습은 3D모델 형태로 제공되어 계속적으로 회전하기에 사용자는 평면적인 데이터로는 볼 수 없었던 세세한 절개라인이나 등부위까지 어떻게 색이 적용되었는지 확인 할 수 있어 선택에 있어 좀 더 확신을 가질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든 부분의 색 선택이 모두 끝나 디자인이 완성 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별도로 제공되는 네임택에 새길 자신의 태깅을 입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다음 현재 수퍼러너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연아, 이청용, 이동준 중 1명을 선택하여 인쇄지 디자인을 정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소품으로 준비되어 있는 카메라를 스크린 위에 올려놓으면 자동적으로 타이머가 작동되면서 사진촬영이 시작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촬영이 끝나고 나면, 최종적으로 구매 신청서가 출력되어 나오게 됩니다.

구매신청서에는,

1. 자신이 선택한 모델(김연아, 이청용, 이동준)의 사진
2. 자신의 사진
3. 자신이 입력한 네임태깅
4. 자신이 선택한 수퍼러너 디자인

등이 기본적으로 나타나며, 실제 구매를 원할 경우 아래에 있는 구매신청서를 절취하여 매장에 제출하게 되면 1주일 정도의 주문기간을 거쳐 집으로 배송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또한, 색상 11 ~ 257 까지 제공되는 색상번호를 기억해두면 다른 팝업스토어에 가서도 똑같이 내가 선택했던 디자인의 수퍼러너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구매를 하지 않더라고, 당연히 구매 신청서는 가져갈수 있구요.

과연,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자세한 조사를 하고자 명동과 홍대 2군데 NSW 매장을 다 방문해 보았습니다. 또한 SYOFF, MUSINSA 등 관련된 패션 온라인 커뮤니티를 방문하여 게시판 및 갤러리의 게시물들을 살펴보며 수퍼러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예상했던대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다양해진 선택의 폭이 제공되고 뭔가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었다는데에 대해 의미를 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으며 기존에 수퍼러너 혹은 나이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소비자들도 수퍼러너에 대해, 나이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더군요.

특히나 명동의 경우, 준비된 수퍼러너 ID시스템 부스로는 계속 밀려드는 인원을 수용하지 못해 매장에 별도로 노트북을 구비해둬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수퍼러너 ID 시스템을 즐기며 자기 순서를 기다릴수 있게 해놓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2. 수퍼러너의 마케팅 전략

도대체 이러한 나이키의 수퍼러너 런칭 이벤트가 가지는 마케팅 전략적 함의는 무엇일까요?

우선 수퍼러너 처럼 이렇게 자기가 직접 자기가 구입할 제품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하는 방식을 '빌드 투 오더(build to order)' 라고 합니다.
이러한 빌드 투 오더 방식의 특징은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혹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디자인하고 주문하는데 있습니다.
 
단기간의 이익 측면에서는 오히려 대량생산이 안되는 점때문에 이득이 되지 않는 손해보는 장사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장기적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브랜드를 경쟁사보다 차별화할수 있다는 점에서는 효과적이라 평가 됩니다.

과연 이러한 마케팅 프로그램은 전례가 없었던 것일까요?

우선 시초가 되는 것은 나이키의 NikeID.com 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색상은 물론이고, 소재도 선택가능하며 네임 태깅까지 신발에 새겨주는 이 시스템은 혁신적이었고, 조금이라도 남들과 달라보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수 있었습니다.

국내에는 정식런칭 되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서비스가 정식으로 지원되는 일본의 구매대행업체를 통해서 이중으로 배송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구입을 하는 해프닝도 발생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에 푸마와 아디다스 역시 몽골리안 비비큐와 마이 아디다스라는 이름으로 뒤따라 ID시스템을 적용해보지만, 그저 나이키 따라하기 혹은 구색 맞추기로 밖에 인식되지 못합니다.

NikeID.com은 현재 한국에는 서비스 되고 있지 않지만, 푸마의 몽골리안 비비큐나 아디다스의 마이 아디다스는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함께 시작한 국내 런칭 이후에도 저조한 관심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경쟁시장에 있어 '혁신' 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발 먼저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면 의류 라인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까요?

아닙니다, 나이키는 지난 2007년 'Nike Windrunner Collectible' 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먼저 윈드러너 제품에 대해 ID시스템을 적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당시는 지금과 달리 고전적인 윈드러너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였기에 몸 부분과 가슴 부분만 선택 가능해서 몸 부분 14색, 가슴 부분 14색의 컬러 팔레트가 적용되었고 그래서 총 196색의 조합이 나오게 되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수퍼러너의 경우 247가지 색을 지원하기에, 더욱더 많은 모델을 생산해야 하고 이는 생산라인의 부담으로 작용할수도 있는데 왜 나이키는 무리해서 또 수퍼러너를 런칭한 걸까요?

NikeID.com의 성공이 의류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서 의류시장에서 큰 승부수를 띄워야 할 정도로 의류시장에서 위기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일까요?

이 역시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이키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이러한 마케팅 프로그램이 나이키에게 가져다줄 확실한 효과이죠.

우선 브랜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그 브랜드만이 약속하는 무엇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약속은 곧 소비자 편익(benefit)으로 연결됩니다. 브랜드는 소비자 편익에 대한 '기대'를 제공하는 신호의 역할을 하는거죠.

브랜드는 과연 무엇을 약속할수 있을까요?

약속의 유형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수퍼러너는 타인에게 이상적인 이미지를 보증하는 사회적 약속, 소비자의 자기개념을 유지,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심리적 약속, 오감을 통해 독특하거나 만족스러운 감각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적 약속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나이키를 더 어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위에 제시한 이러한 약속들은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개별의 합 이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이를 게슈탈트적인 작용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게슈탈트란 심리학에서 주요 사용하는 단어중 하나로 본래는 형태 전체를 의미하며, 부분의 합은 전체 그 이상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이키는 개별적인 브랜드 행위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실행에서 일관성을 중요로 하게 되어 다양한 브랜드 행위가 게슈탈트를 이루게 되며 이 모든 것들이 상호간에 '시너지'로 작용하여 효과를 극대화 하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나이키의 수퍼러너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은 단순하게 수퍼러너라는 제품을 알리고 판매를 꾀하는 것을 뛰어넘어 전체적인 나이키라는 브랜드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죠.

좀 더 시야를 좁혀서 개별 소비자들에게는 수퍼러너가 어떠한 가치부여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가치라 함은 제품 본연 그 이상의 획득함으로써 브랜드로서 얻게 되는 심리적, 상징적 또는 사회적 가치를 말합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가치를 부여하는 데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자아에 통합' 하는 것과 '소비자와 브랜드 간 소통' 의 두가지 심리 기제가 관여 합니다.
이를 통해 자아 확장 과정이 일어나고, 어떤 물질 대상이 한 개인의 자아의 일부가 되어 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은 나이키매니아라는 인터넷 패션 커뮤니티 입니다.
사이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이키 관련정보를 가장 주로 다루며, 발매정보나 나이키 관련 해외 소식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회원가입을 제한적으로 받고 운영에 있어서도 강한 제약을 두는데도 소위 말하는 'ID돌려먹기' 식의 하나의 ID로 여러명이 공유하는 현상도 발생할 정도로 아주 인기를 가지고 있는 사이트 입니다.

우리가 어떤 브랜드에 대해 애착을 가질 수록 그 브랜드는 소비자 자아의 일부가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더 이상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확장된 자아가 되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은 나이키 스니커즈 발매를 앞두고 매장앞에서 캠핑하고 있는 나이키매니아들 입니다.

특히나 나이키가 이러한 경향이 강합니다.
유난히 아디다스나 푸마 등의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나이키매니아들이 많고, 또 열광하는 이유도 나이키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계속적으로 유효하게 작용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퍼러너 같은 시스템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합니다.
지속적으로, 그리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성향과 트렌드 속에서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제품 이상의 그 무엇을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그만큼 외면 당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 컨텐츠와 캠페인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이상의 그 무엇을 브랜드에게 이식시키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맹렬히 추격해오는 다른 경쟁사들의 추격 속에서도 나이키가 계속적으로 선두기업으로 존재할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나이키의 뛰어난 마케팅전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과연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IT시장에서 어떻게 적용해볼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연구해봐야할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2009/09/14 04:45 2009/09/14 04:4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7월30일부터 8월5일까지 광화문 가든플레이스에서는 2009 디자인 영화제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제에서는 게리 허스트윗(Gary Hustwit) 감독의 'Helvetica'(이하 헬베티카) 와 'Objectified' 의 상영이 있었는데요.
당초 예상보다 더 좋은 관객들의 반응 덕에 원래 계획된 영화제 기간보다 연장해서 상영을 했음에도 미처 표를 못구하고 상영관까지 왔다가도 돌아간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별다른 홍보도 없을뿐 아니라, 휴가를 맞이한 국내외 블록버스터들의 대개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매순위 10위권 내에 드는(7월 넷째주 기준) 기염을 토한 헬베티카.

과연 어떤 영화길래 이런 기현상(?)을 연출하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자인 영화제가 진행중인 광화문 가든플레이스의 전경입니다.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위치하고 있는 총 3층으로 이루어진 복합공간으로, 영화가 상영된 미로스페이스는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브로셔와 티켓입니다.
여느 브로셔들처럼 간단한 영화소개가 담겨있더군요.

1. 영화 이야기

영화는 헬베티카 라는 폰트의 삶을 스크린에 풀어놓습니다.

폰트라는 무생물 아니 어찌보면 사물이라 하기에도 눈으로 보이는 형태가 없는 이 무언가에게 '삶' 이라는 단어를 붙이기가 어색할수도 있지만, 그만큼 헬베티카는 50년 이라는 그동안의 생애동안 전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어왔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가 매일 보고, 만지고, 선택하는 모든 것들에 헬베티카는 존재하고 있고 우리가 숨쉬는 공기만큼이나 바로 손닿는곳에 늘 놓여있는 것이 헬베티카입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영화는 한눈에 보기에는 폰트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뉴욕, 베를린, 취리히 등을 오가며 도시의 일상을 담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영화는 우리가 자주 입는 AA(American Apparel)의 간판과 택에서부터 뉴욕 지하철의 안내판까지 다양하게 우리 생활에 녹아있는 헬베티카라는 폰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뉴욕에서부터 암스테르담, 스위스까지 다양한 나라의 풍경과 그들의 생활에 녹아든 헬베티카를 찾아보며 디자인에 대해 모르고 헬베티카 라는 폰트를 몰라도 '아, 저게 그 폰트였어?' 하고 영화 속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계속해서 '왜? 왜 헬베티카인가?' 라는 끝없는 물음을 던지고 또 여기에 답합니다.

'확신이 서지 않을 땐 헬베티카를 사용해라'
'헬베티카를 쓴다는 것은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맥도날드에 가는 것과 같다'

등 다양한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왜 헬베티카를 쓰는지, 디자인에 있어 헬베티카는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헬베티카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영화는 헬베티카에 대해 끝없이 물음을 던지지만 딱 정해진 결론을 맺지는 않습니다.
영화 속의 디자이너들도 헬베티카의 파급력과 가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누군가는 헬베티카를 극찬하기도 또 다른 누군가는 비판하기도 합니다.

결국 영화는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처럼, 기승전결이라는 정해진 코스에 따라 우리에게 기대했던 재미를 주기보다는 말그래도 헬베티카의 '이야기' 를 들려주며 영화를 끝냅니다.
결국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영화를 보는 개개인의 몫으로 남겨둡니다.

하지만 굳이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을뿐 이미 헬베티카는 우리의 일상이고, 우리의 모습이었으니까요.

폰트 이야기 하나로 80분이라는 런타임을 어떻게 채울까 궁금했는데, 어느새 보다보니 훌쩍 80분이 지나가더군요.
영화관에 넘치는 블록버스터들보다는 조금은 편하고 잔잔하게 다가오는 내용이라 영화가 끝나면 '어, 끝난거야?' 하고 느끼실수도 있지만 그런 부담없이 다가오는 내용이 또 매력입니다.

2. 생활속 헬베티카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헬베티카를 그들의 로고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를 보고 '헬베티카는 세계화의 폰트이다', '헬베티카는 베트남전의 폰트이자, 이라크전의 폰트이다' 라고 하죠.

기업에게 있어 CI나 BI의 중요성과 가치는 엄청나다라는 사실을 봤을때 헬베티카가 얼마나 또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지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재밌는것은 Arial의 마이크로소프트도 로고에 헬베티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잘 사용된 타이포그래피는 그 어떤 그래픽디자인보다 심플하면서도 아름답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AA(Americal Apparel)의 헬베티카 티셔츠 입니다.

새련된 폰트 하나만으로도 디자인이 완성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Hello, MSP.'라고 한번 써봤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양한 타이프그래피(Typography)를 디자인에 자주 활용하는 일본의 그라니프(Graniph)의 티셔츠 입니다.

그라니프는 헬베티카의 일본개봉시 스폰서로 활동할뿐 아니라, 개봉에 맞춰 헬베티카 헌정티셔츠도 제작하였습니다.
역시나 디자인으로 뛰어난 회사답게 헬베티카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군요.

이처럼 우리가 입고 보고 만지는 모든 것에 헬베티카는 녹아들어있습니다.

3. 한글폰트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헬베티카 말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를 괴롭혔던 것은 영화의 자막이었습니다.
번역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폰트 처리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현재 한국에 상영중인 외화들은 1992년 영화자막제작업체인 승보자막에서 제작한 '승보체'를 계속해서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이 승보체도 전 마음에 들어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번 헬베티카 상영시 사용한 폰트는 바탕체는 이건 뭔가 싶더군요.

글꼴을 주제로한 영화에서 이런 테러라니..
계속해서 화면에 녹아들지 못하고 붕떠있던 자막은 영화를 보는내내 저를 괴롭혔습니다.

제가 유난히 예민했던걸까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지만, 갈수록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높아지고 있는 사용자들은 알게모르게 폰트에 대한 안목이 높아져있습니다.

조금만 폰트를 잘못써도 바로 사용자들 입에서는 촌스럽다라는 말이 나오죠.

그럼 현재 한국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글 폰트는 무엇일까요?

바탕 :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던트 파트너
굴림 :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던트 파트너
돋움 :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던트 파트너

아마 여러분께서 인터넷 서핑을 하실때면 이 폰트들을 가장 많이 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요즘은 싸이월드, 네이버 등의 포탈사이트들을 주축으로 해서 웹폰트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범용적으로 구성되는 사이트들은 기본 폰트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본 폰트들을 이용해서 사이트를 구성해도 사이트 내용의 이해는 전혀 무리가 없을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갈수록 높아지는 사용자들의 안목을 고려했을때 기본 폰트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죠.
그래서 많은 디자이너들은 플래쉬를 이용하거나 혹은 텍스트를 이미지 처리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웹사이트에 한글을 구현해왔습니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막기 위해서는 OS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해주는 폰트가 다양해지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OS차원에서 제공해주는 굴림, 바탕, 돋움 등이 사용자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럼 한번 OS의 폰트시스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저는 Windows와 Mac OS를 둘 다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 OS의 폰트 표시방법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고 있습니다.
Mac OS의 Anti-aliasing이 적용된 부드러운 폰트를 선호하는 사용자가 있는가 하면,
Windows의 Clear-type 폰트가 가시성 면이나 눈의 피로면에서 Mac OS의 그것보다 낫다고 하는 사용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더 부드럽고 보기좋은 Mac OS의 폰트를 선호하는 편이나,
로컬리제이션 부분에 있어서는 Windows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Mac OS에서의 한글지원 문제는 고질적으로 지적되던 문제이죠.
현재 Leopard 이후로 11,172자를 지원하는등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현재도 많은 문자열들이 제대로 표시되지 못하는 문제가 지원되고 있죠.

Windows의 경우는 그나마 긍정적인 편입니다.
꾸준한 로컬리제이션 덕택에 표기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지적되던 폰트 디자인 문제도 비스타 이후 맑은고딕이 나오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죠.
맑은고딕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MS Powerpoint를 이용해 프리젠테이션을 한번이라도 작성해본 분이라면 크게 느끼실 것입니다.
실제적으로 굴림, 바탕, 돋움 등의 폰트의 가장 큰 문제는 본문용으로 작게 표기될때보다 크게 표기될때 더 두드러지게 마련이죠.

Windows, Mac OS 모두 장단을 가지고 있고 있기에 어느 것이 낫다고 딱 말하기는 힘들지만 결론적으로 양 OS 모두에서 몇몇 문제점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그래왔던것처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계속적으로 좀더 노력해서 사용자들이 만족할수 있는 결과를 내놓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OS 상에서 완벽한 해결이 안되기 때문에, 웹 상에도 주요 포탈사이트를 주축으로 해서 한글폰트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폰트의 개발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이버나 다음은 폰트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사용자들에게 폰트선택의 권리뿐 아니라 좀더 쾌적하게 컴퓨터를 사용할수 있는 권리 또한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한국 포탈시장을 양분하는 이 포탈사이트의 영향력으로 이미 위 폰트들의 보급율은 상당한 수준에 달하고 있고 디자이너 혹은 개발자들로 하여금 좀 더 선택의 폭을 넓힐수 있게 해 숨통을 트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OS차원에서 이런 폰트개발 및 배포가 이루어진다면 그 영향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재 한국에는 10여개 이상의 폰트제작회사들이 폰트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산돌광수체 등의 '산돌커뮤니케이션'과 윤고딕 등의 '윤디자인' 말고는 많아봐야 서너개의 회사가 존재할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많은 업체들이 폰트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랬습니다.

그만큼 폰트에 대해 갈수록 민감해지는 사용자들의 욕구가 폰트시장에 수요로써 작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 예전처럼 폰트가 디자이너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는데요.
누구나 포토샵을 이용해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꾸미는 시대에서 예전처럼 무조건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어진 폰트를 '수용' 하던 것을 벗어나 스스로 원하는 폰트를 '선택' 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폰트 시장은 더욱더 많은 사용자들의 요구와 높아지는 안목에 부딪히게 될 것이고, 또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적으로 수반될 것입니다.

4. To use or not to us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서 살펴보았듯이 헬베티카는 이제 햄릿처럼 'To use or not to use'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에 너무나 녹아들어버린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50돌을 넘긴 헬베티카가 계속 현재의 지위를 계속할것이냐는 물음에,
저는 '아마도 그럴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럴 것이다' 라고 말한 것은 그동안 인정받아온 헬베티카의 가치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과 더불어 사람들은 뭔가 혁신적인 새로운 것이 나오더라도 '좋은 새것' 보다는 '편한 옛것' 을 좀 더 선호한다는 믿음에서죠. 물론 헬베티카를 대신할 '좋은 새것' 이 당분간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제 개인적 예상도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앞에 '아마도' 라는 말을 덧붙인 것은 'Arial' 의 뜨거운 추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과 더불어 언제부터인가 맥에서도 Arial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Arial이 헬베티카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위치를 꾸준히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그럼 이제 우리네 현실로 돌아와, 과연 한글폰트에서 헬베티카와 견줄수 있는 폰트는 무엇이 될까요?
헬베티카처럼 문제없이 두루 사용되고 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폰트가 한글폰트에서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Arial이 그랬던것처럼, 아니 Arial보다 더욱더 긍정적인 방법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수 있는 한글폰트가 그 주체가 정부가 되었든, 혹은 Windows같은 OS나 네이버같은 포탈이 되었든 어서 등장하길 바라는 바입니다.
한국의 헬베티카가 될 한글폰트의 등장을 절실히 기대해봅니다.
2009/08/14 23:09 2009/08/14 2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