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일부터 Nike는 Superrunner라는 새로운 윈드브레이커 모델을 출시하고 한달간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팝업스토어는 서울과 부산 4곳의 NSW(Nike Sportswear) 매장이며,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 역시 같은 시기에 런칭하여 인터넷으로도 Superrunner를 만나볼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 정도 설명만 들었을때는 어느 브랜드라도 실시 할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로 그친다면 나이키가 아니겠죠.
좀 더 자세하게 Superrunner(이하, 수퍼러너)와 Nike(이하, 나이키)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1. 직접 만나본 수퍼러너
우선 자세한 팝업스토어 운영 형식과 수퍼러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홍대에 있는 NSW매장을 찾았습니다.
이 곳 역시 지난 2월 NSW 라인을 전격 런칭하면서, 한달간의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상당한 홍보효과를 보았었죠. 자세한 당시 팝업스토어 런칭 당시의 이야기는 링크된
지난 포스팅을 통해 보실수 있으십니다.
이미 매장 안은 새롭게 런칭한 수퍼러너를 만나려는 손님들로 가득하였습니다.
디자인은 70년대부터 이어온, 나이키 윈드러너 특유의 26도 V자 절개라인이 그대로 이어져 적용된 것 같고 소재도 기존 라인과 크게 변화가 없는것 같은데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이렇게 모이게 한 걸까요?
바로 그 이유는 나이키가 그간 자신있게 내놓았던 ID시스템의 적용 입니다.
NikeID.com을 통해 그간 선보였던 개인별 커스텀 오더 시스템을 의류 라인으로까지 확장한것 이죠.
즉, 내가 원하는 색들을 조합해 나만의 디자인(정확하게는 소량 생산된 다양한 모델중 하나)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사항들을 실제 시연 사진들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매장 내부에 준비되어 있는 ID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색상들을 컬러 팔레트에서 골라 자신만의 수퍼러너를 디자인 할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선택가능한 부분은 가슴, 어깨, 몸 부분 총 3부분으로
가슴 부분 10가지, 어깨 부분 10가지, 몸 부분 6가지의 컬러 팔레트를 제공해 총 247가지 색이 선택 가능합니다.
변경할 부분을 준비된 컬러 브러시로 선택한 다음,
컬러 팔레트에 준비된 색을 선택하면 바로 색이 변경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사용자는 화면상에서 즉각적으로 바뀌는 수퍼러너를 보면서 다양한 색조합을 시도해보며,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완성해갑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계속적으로 디자인이 수정되는 동안, 수정되는 디자인이 실시간으로 전면부에 위치한 모니터에 투영됩니다.
모니터에 투영되는 수퍼러너의 모습은 3D모델 형태로 제공되어 계속적으로 회전하기에 사용자는 평면적인 데이터로는 볼 수 없었던 세세한 절개라인이나 등부위까지 어떻게 색이 적용되었는지 확인 할 수 있어 선택에 있어 좀 더 확신을 가질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부분의 색 선택이 모두 끝나 디자인이 완성 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별도로 제공되는 네임택에 새길 자신의 태깅을 입력합니다.
그런 다음 현재 수퍼러너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연아, 이청용, 이동준 중 1명을 선택하여 인쇄지 디자인을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소품으로 준비되어 있는 카메라를 스크린 위에 올려놓으면 자동적으로 타이머가 작동되면서 사진촬영이 시작됩니다.
사진촬영이 끝나고 나면, 최종적으로 구매 신청서가 출력되어 나오게 됩니다.
구매신청서에는,
1. 자신이 선택한 모델(김연아, 이청용, 이동준)의 사진
2. 자신의 사진
3. 자신이 입력한 네임태깅
4. 자신이 선택한 수퍼러너 디자인
등이 기본적으로 나타나며, 실제 구매를 원할 경우 아래에 있는 구매신청서를 절취하여 매장에 제출하게 되면 1주일 정도의 주문기간을 거쳐 집으로 배송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또한, 색상 11 ~ 257 까지 제공되는 색상번호를 기억해두면 다른 팝업스토어에 가서도 똑같이 내가 선택했던 디자인의 수퍼러너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구매를 하지 않더라고, 당연히 구매 신청서는 가져갈수 있구요.
과연,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자세한 조사를 하고자 명동과 홍대 2군데 NSW 매장을 다 방문해 보았습니다. 또한 SYOFF, MUSINSA 등 관련된 패션 온라인 커뮤니티를 방문하여 게시판 및 갤러리의 게시물들을 살펴보며 수퍼러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예상했던대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다양해진 선택의 폭이 제공되고 뭔가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었다는데에 대해 의미를 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으며 기존에 수퍼러너 혹은 나이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소비자들도 수퍼러너에 대해, 나이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더군요.
특히나 명동의 경우, 준비된 수퍼러너 ID시스템 부스로는 계속 밀려드는 인원을 수용하지 못해 매장에 별도로 노트북을 구비해둬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수퍼러너 ID 시스템을 즐기며 자기 순서를 기다릴수 있게 해놓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2. 수퍼러너의 마케팅 전략도대체 이러한 나이키의 수퍼러너 런칭 이벤트가 가지는 마케팅 전략적 함의는 무엇일까요?
우선 수퍼러너 처럼 이렇게 자기가 직접 자기가 구입할 제품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하는 방식을 '빌드 투 오더(build to order)' 라고 합니다.
이러한 빌드 투 오더 방식의 특징은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혹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디자인하고 주문하는데 있습니다.
단기간의 이익 측면에서는 오히려 대량생산이 안되는 점때문에 이득이 되지 않는 손해보는 장사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장기적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브랜드를 경쟁사보다 차별화할수 있다는 점에서는 효과적이라 평가 됩니다.
과연 이러한 마케팅 프로그램은 전례가 없었던 것일까요?
우선 시초가 되는 것은 나이키의 NikeID.com 입니다.
색상은 물론이고, 소재도 선택가능하며 네임 태깅까지 신발에 새겨주는 이 시스템은 혁신적이었고, 조금이라도 남들과 달라보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수 있었습니다.
국내에는 정식런칭 되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서비스가 정식으로 지원되는 일본의 구매대행업체를 통해서 이중으로 배송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구입을 하는 해프닝도 발생했었습니다.
이에 푸마와 아디다스 역시 몽골리안 비비큐와 마이 아디다스라는 이름으로 뒤따라 ID시스템을 적용해보지만, 그저 나이키 따라하기 혹은 구색 맞추기로 밖에 인식되지 못합니다.
NikeID.com은 현재 한국에는 서비스 되고 있지 않지만, 푸마의 몽골리안 비비큐나 아디다스의 마이 아디다스는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함께 시작한 국내 런칭 이후에도 저조한 관심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경쟁시장에 있어 '혁신' 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발 먼저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의류 라인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까요?
아닙니다, 나이키는 지난 2007년 'Nike Windrunner Collectible' 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먼저 윈드러너 제품에 대해 ID시스템을 적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당시는 지금과 달리 고전적인 윈드러너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였기에 몸 부분과 가슴 부분만 선택 가능해서 몸 부분 14색, 가슴 부분 14색의 컬러 팔레트가 적용되었고 그래서 총 196색의 조합이 나오게 되었죠.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수퍼러너의 경우 247가지 색을 지원하기에, 더욱더 많은 모델을 생산해야 하고 이는 생산라인의 부담으로 작용할수도 있는데 왜 나이키는 무리해서 또 수퍼러너를 런칭한 걸까요?
NikeID.com의 성공이 의류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서 의류시장에서 큰 승부수를 띄워야 할 정도로 의류시장에서 위기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일까요?
이 역시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이키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이러한 마케팅 프로그램이 나이키에게 가져다줄 확실한 효과이죠.
우선 브랜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그 브랜드만이 약속하는 무엇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약속은 곧 소비자 편익(benefit)으로 연결됩니다. 브랜드는 소비자 편익에 대한 '기대'를 제공하는 신호의 역할을 하는거죠.
브랜드는 과연 무엇을 약속할수 있을까요?
약속의 유형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수퍼러너는 타인에게 이상적인 이미지를 보증하는 사회적 약속, 소비자의 자기개념을 유지,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심리적 약속, 오감을 통해 독특하거나 만족스러운 감각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적 약속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나이키를 더 어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위에 제시한 이러한 약속들은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개별의 합 이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이를 게슈탈트적인 작용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게슈탈트란 심리학에서 주요 사용하는 단어중 하나로 본래는 형태 전체를 의미하며, 부분의 합은 전체 그 이상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개별적인 브랜드 행위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실행에서 일관성을 중요로 하게 되어 다양한 브랜드 행위가 게슈탈트를 이루게 되며 이 모든 것들이 상호간에 '시너지'로 작용하여 효과를 극대화 하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나이키의 수퍼러너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은 단순하게 수퍼러너라는 제품을 알리고 판매를 꾀하는 것을 뛰어넘어 전체적인 나이키라는 브랜드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죠.
좀 더 시야를 좁혀서 개별 소비자들에게는 수퍼러너가 어떠한 가치부여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가치라 함은 제품 본연 그 이상의 획득함으로써 브랜드로서 얻게 되는 심리적, 상징적 또는 사회적 가치를 말합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가치를 부여하는 데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자아에 통합' 하는 것과 '소비자와 브랜드 간 소통' 의 두가지 심리 기제가 관여 합니다.
이를 통해 자아 확장 과정이 일어나고, 어떤 물질 대상이 한 개인의 자아의 일부가 되어 갑니다.
위 사진은 나이키매니아라는 인터넷 패션 커뮤니티 입니다.
사이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이키 관련정보를 가장 주로 다루며, 발매정보나 나이키 관련 해외 소식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회원가입을 제한적으로 받고 운영에 있어서도 강한 제약을 두는데도 소위 말하는 'ID돌려먹기' 식의 하나의 ID로 여러명이 공유하는 현상도 발생할 정도로 아주 인기를 가지고 있는 사이트 입니다.
우리가 어떤 브랜드에 대해 애착을 가질 수록 그 브랜드는 소비자 자아의 일부가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더 이상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확장된 자아가 되는 겁니다.
위 사진은 나이키 스니커즈 발매를 앞두고 매장앞에서 캠핑하고 있는 나이키매니아들 입니다.
특히나 나이키가 이러한 경향이 강합니다.
유난히 아디다스나 푸마 등의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나이키매니아들이 많고, 또 열광하는 이유도 나이키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계속적으로 유효하게 작용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퍼러너 같은 시스템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합니다.
지속적으로, 그리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성향과 트렌드 속에서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단순한 제품 이상의 그 무엇을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그만큼 외면 당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 컨텐츠와 캠페인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이상의 그 무엇을 브랜드에게 이식시키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맹렬히 추격해오는 다른 경쟁사들의 추격 속에서도 나이키가 계속적으로 선두기업으로 존재할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나이키의 뛰어난 마케팅전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과연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IT시장에서 어떻게 적용해볼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연구해봐야할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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